회피 성향이 의심되는 상대도 재회가 가능할까요?
- #회피형
- #후폭풍
- #재회전략
결론부터 보면, 회피 성향이 의심되는 사람도 이별 후 그리움이나 후회를 느낄 수 있을 가능성이 있다. 다만 반복된 갈등이 해결되지 않았다면 재회를 선택하지 않을 수 있다.
상담을 진행하다 보면 애착유형과 관련해서 정말로 많이 듣게 되는 질문이 있다.
- “이 사람 회피형 맞죠?”
- “이런 사람도 재회가 될까요?”
특히 이별한 상대방에게 회피 성향이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상대방이 자신을 그리워하고 있을지, 헤어진 것을 조금이라도 후회하고 있을지, 혹은 이미 새로운 사람을 만나 잘 지내고 있을지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게 된다.
그런데 이러한 질문들을 살펴보다 보면 한 가지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다. 상대방의 애착유형을 이해하고 분석하고 싶어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상대방의 마음이 바뀔 가능성이 있는지 확인하고 싶어 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별 후 재결합은 생각보다 낯선 일이 아니다. Halpern-Meekin 외(2013)가 미국 청년 79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에서는 약 44.8%가 연애 관계에서 이별 후 재결합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재결합이 현실에서 충분히 발생하는 현상임을 보여준다.
하지만 다시 만날 수 있다는 것과 다시 만나서 관계를 잘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Dailey 외(2009)의 연구에서는 이별과 재결합을 반복한 관계일수록 의사소통 문제와 관계에 대한 불확실성이 더 많이 보고되었다. 또한 Vennum과 Johnson(2014)이 신혼부부 564쌍을 분석한 연구에서도 결혼 전 이별과 재결합을 경험한 부부는 그렇지 않은 부부보다 초기 결혼 만족도가 낮고, 이후 5년 동안 시험 별거를 경험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중요한 것은 상대방이 지금 나를 그리워하는지, 다시 돌아올 가능성이 있는지를 끊임없이 추측하는 것이 아니다. 두 사람이 헤어질 수밖에 없었던 문제가 무엇이었고, 그 문제가 다시 만났을 때 달라질 수 있는지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상대방에게 회피 성향이 있다고 느꼈다면, 단순히 회피형의 이별 후 심리나 연락 패턴을 분석하기보다는 두 사람 사이에서 갈등이 발생했을 때 어떤 방식으로 대처했고, 그 과정에서 관계가 어떻게 악화되었는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상대방의 애착유형은 관계를 이해하는 하나의 참고자료일 수 있지만, 재결합 가능성이나 이후 관계의 안정성을 결정하는 절대적인 기준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회피 성향이 있는 사람은 이별 후 어떤 심리적 반응을 경험할 수 있을까? 그리고 상대방의 마음이 돌아오기를 바라는 상황에서 우리가 실제로 확인하고 준비해야 하는 부분은 무엇일까?
이번 글에서는 애착유형의 기본적인 특징부터 이별 후 후폭풍이 발생할 수 있는 이유, 그리고 재회를 판단하기 위해 살펴봐야 할 기준까지 순서대로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1. 애착유형이란?
애착유형은 관계에서 친밀감과 불안함을 어떻게 경험하고 대처하는지 이해하기 위한 하나의 틀이다. 다만 상대방의 연락 빈도나 갈등 상황에서의 반응만으로 갈등 때 거리를 두는 상대를 어떤 애착유형이라고 정의할 순 없다.
성인 애착을 연구하는 심리학에서는 애착불안과 애착회피라는 두 가지 차원을 중요하게 다룬다.
- 애착불안은 상대방이 자신을 떠나거나 사랑을 거둘 가능성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향을 의미한다.
- 애착회피는 타인과 가까워지거나 의존하는 상황에서 불편함을 느끼고 독립성을 유지하려는 경향을 의미한다.
Fraley, Waller, Brennan(2000)의 연구에서도 성인 애착을 측정하는 자기보고식 척도를 분석하면서 애착불안과 애착회피라는 차원을 다루었다. 이는 사람을 몇 가지 유형으로만 나누기보다 각 특성이 어느 정도 나타나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점과 연결된다.
그렇다면 연애에서 불안형과 회피형의 특징은 어떻게 나타날 수 있을까?
불안성향은 관계에 대한 확신을 중시하고, 회피성향은 독립성과 개인 공간을 중시한다는 점이 가장 큰 차이다. 갈등 상황에서 불안성향은 대화로 마음을 확인하려 하고 회피성향은 대화를 미루고 거리를 두는 경향이 있다.
자세하게 풀어서 보면,
- 불안성향은 관계가 유지되고 있다는 확신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반대로 회피성향은 독립성과 개인적인 공간을 중요시 여긴다.
- 불안성향은 상대방으로부터 연락감소, 애정 표현의 변화, 관계에 대한 확신이 흔들릴 때 불편감을 느낀다. 반대로 회피성향은 과도한 친밀감을 요구받거나, 반복되는 감정을 확인받는 등 갈등으로 인한 압박감을 경험할 때 불편감을 느낀다.
- 불안성향은 갈등상황에서 대화를 요구하거나 상대방의 마음을 확인하려하는 경향이 있다. 반대로 회피성향은 대화를 미루거나 거리를 두고 혼자 해결하려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주의 할점은 모든 불안 성향이 집착이나 의존으로 나타나는 것은 아니며, 모든 회피 성향이 무관심이나 애정 부족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물론 위 내용은 각 성향에서 나타날 수 있는 경향을 정리한 것이다. 실제 사람의 행동은 애착 특성뿐만 아니라 성격, 과거의 관계 경험, 현재의 스트레스와 상대방과의 상호작용 등에 따라서도 달라질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상대방이 어떤 유형인지 이름을 붙이는 것 자체가 아니다. 관계에서 어떤 행동이 반복되었으며, 그 행동이 두 사람에게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를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2. 극불안형, 극회피형, 공포회피형은 무엇이 다를까?
애착 성향을 조금 더 구체적으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불안과 회피가 어느 정도로 나타나는지, 그리고 두 가지 성향이 함께 나타나는지를 살펴볼 수 있다.
다만 극불안형과 극회피형이라는 표현은 이 글에서 사용하는 설명 틀에 해당하며, 모든 심리학 연구에서 동일한 기준으로 분류하는 공식적인 진단명은 아니다. 공포회피형 역시 사용하는 이론과 측정 도구에 따라 정의에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상대방의 반응이 조금만 달라져도 불안해지고,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자신의 생활과 감정까지 지나치게 희생하는 패턴이 반복된다면 애착불안이 관계에 미치는 영향이 큰 것은 아닌지 살펴볼 수 있다.
반대로 상대방이 서운함을 표현하거나 친밀감을 요구할 때마다 거리를 두고, 갈등을 해결하기보다 관계 자체를 끊어내려는 행동이 반복된다면 회피적인 대처가 관계를 유지하기 어렵게 만드는 것은 아닌지 살펴볼 수 있다.
공포회피 성향은 상대방과 가까워지고 싶은 마음과 친밀한 관계에 대한 두려움이 함께 나타나는 경향으로 이해할 수 있다. 사랑받고 싶은 마음이 있으면서도 막상 관계가 가까워지면 상대방을 믿기 어렵거나 거리를 두고 싶어지는 식이다.
그렇다고 불안한 모습과 거리를 두는 모습이 모두 나타난다는 이유만으로 공포회피형이라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 구체적인 행동이 어떤 상황에서 나타나는지, 친밀감을 원하면서도 두려워하는 패턴이 반복되는지 등을 함께 살펴봐야 한다.
결국 중요한 것은 유형을 확정하는 것이 아니라, 관계에서 반복되는 행동과 그 원인을 이해하는 것이다.
3. 그렇다면 회피 성향이 있는 사람도 후폭풍이 올까?
회피 성향이 있는 사람도 이별 후 그리움이나 후회를 경험할 수 있다. 다만 그 감정을 얼마나 강하게 경험하는지, 어떻게 대처하는지, 실제로 재회를 선택하는지는 사람마다 다르다.
여기서 반드시 구분해야 할 부분이 있다. 상대방을 그리워하는 것과 재회를 원한다는 것은 서로 다른 의미라는 것이다.
이별 후 함께했던 시간이 생각날 수 있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면서 이전 연애에서 좋았던 부분을 발견할 수도 있고, 혼자 생활하면서 자신을 이해해 주었던 사람이 얼마나 큰 의미가 있었는지 깨닫게 될 수도 있다.
그렇지만 이러한 감정이 반드시 연락이나 재회 시도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상대방이 그리워도 다시 만나면 이전과 같은 갈등이 반복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재회를 선택하지 않을 수 있다.
실제로 Marshall, Bejanyan, Ferenczi(2013)는 두 연구에서 각각 411명과 465명을 대상으로 애착 특성, 이별 후 심리적 고통, 반추와 개인적 성장의 관계를 살펴보았다. 연구에서는 애착불안이 높은 사람에게서 이별 후 고통이 더 크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었으며, 애착회피는 상대적으로 낮은 고통과 관련되는 양상이 나타났다.
다만 이 연구는 이별 후의 심리적 반응과 개인적 성장에 관한 연구이지, 회피 성향이 있는 사람이 언제 후폭풍을 경험하거나 재회할지를 예측한 연구는 아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흔히 이야기하는 후폭풍은 어떤 상황에서 발생할 수 있을까?
상대방이 나를 얼마나 사랑했는지만 생각하기보다, 그 사람이 나와의 관계를 어떻게 경험했는지를 먼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연애하는 동안에는 서로의 장점을 당연하게 받아들이기도 한다. 내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것, 힘든 순간에 감정을 이해해 주는 것, 갈등이 발생했을 때 함께 해결하려고 노력하는 것들이 반복되면 어느 순간 그것이 특별한 장점이라는 사실을 잊어버리기도 한다.
그런데 이별하고 나서야 이전에는 당연하게 여겼던 것들이 더 이상 당연하지 않다는 사실을 경험하게 될 수 있다. 새로운 사람과 대화하는 과정에서 이전 연인과의 편안함을 떠올릴 수도 있고, 사소한 갈등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이전 연인이 보여주었던 배려를 생각할 수도 있다.
다만 이것이 반드시 발생하는 현상은 아니며, 회피 성향이 있는 사람에게만 나타나는 것도 아니다. 따라서 후폭풍을 단순히 시간이 지나면 상대방이 그리워지는 현상으로 이해하기보다, 이별한 관계를 다시 평가하는 과정 중 하나로 이해하는 것이 적절하다.
4. 연애 중에 갈등이 많았다면 후폭풍이 오기 어려울까?
연애 중 반복되었던 갈등이 해결되지 않았다면 상대방이 그리움을 느끼더라도 재회를 선택하기 어려울 수 있다. 이때 중요한 것은 갈등이 얼마나 많았는지뿐만 아니라, 갈등이 발생한 이유와 해결 가능성이 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다.
회피 성향이 높은 사람은 친밀감이나 갈등 상황에서 거리를 두는 방식으로 대처할 수 있다. 반대로 상대방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화를 요구하거나 감정을 확인하려 할 수 있다.
이러한 반응이 반복되면 한 사람은 대화를 통해 관계를 회복하려고 하지만, 다른 사람은 그 대화를 부담스럽게 느끼면서 거리를 두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서로의 의도와 관계없이 갈등이 더 커지기도 한다.
이러한 상황을 하나의 회사에 비유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A라는 사람이 최저임금을 받으면서 일을 하고 있다. 그런데 업무 강도와 난이도는 계속해서 높아지고, 처음에는 감당할 수 있었던 업무도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버거워진다. 주어진 업무를 완수하기 위해 야근까지 해야 하고, 결국 건강이 나빠져 퇴사를 선택한다.
퇴사한 이후 A는 이전 회사에서 좋았던 점을 떠올릴 수도 있다. 동료들과의 관계가 편했을 수도 있고, 업무 자체에는 만족했던 부분이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업무환경이나 임금체계가 개선될 것이라는 보장이 없다면 다시 입사하는 선택을 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연애도 이와 비슷한 부분이 있다.
함께했던 시간이 좋았다는 기억과 다시 그 관계로 돌아가고 싶다는 판단은 서로 다를 수 있다. 상대방을 그리워하면서도 다시 만나면 똑같은 갈등이 반복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재회를 선택하지 않을 수 있다.
따라서 재회를 고민할 때는 다음과 같은 부분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 갈등의 원인 : 즉 연락 빈도, 애정 표현, 신뢰, 생활 방식 중 무엇이 반복적으로 문제가 되었는가?
- 갈등을 해결하는 방식 : 서로 대화를 통해 해결하려 했는가, 아니면 한쪽이 회피하거나 다른 한쪽이 반복적으로 감정을 확인하는 패턴이 나타났는가?
- 변화의 가능성 : 두 사람 모두 문제를 인정하고 실제 행동을 바꿀 의사가 있는가?
- 관계의 지속 가능성이다. 한쪽만 참고 노력해야 유지되는 관계는 아닌가?
이러한 질문에 답할 수 있어야 단순히 상대방이 나를 그리워하는지 확인하는 데서 벗어나, 실제로 다시 만나도 괜찮은 관계인지 판단할 수 있다.
5. 그렇다면 재회는 불가능한 걸까?
이미 이별했다는 사실과 앞으로도 상대방의 마음이 절대로 바뀌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은 서로 다른 이야기다. 사람은 새로운 경험을 하거나 기존에 가지고 있던 생각을 다시 검토하면서 자신의 판단을 바꿀 수 있다.
처음에는 당신의 존재조차 모르던 사람이 어느 순간 당신에게 호감을 느끼고 연애를 시작했던 이유는 무엇일까? 함께 대화하는 시간이 즐거웠을 수도 있고, 자신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이해받는다고 느꼈을 수도 있다. 다른 사람과는 경험하지 못했던 편안함이나 설렘을 느꼈을 수도 있다.
그런데 연애를 시작한 이후에는 어떨까? 처음에는 특별하게 느껴졌던 행동들이 반복되면서 익숙해질 수 있다. 반대로 처음에는 사소하게 느껴졌던 갈등들이 반복되면서 관계 전체를 부정적으로 평가하게 될 수도 있다.
결국 썸을 타던 시기와 연애가 잘되던 시기, 그리고 이별을 결정하던 시기는 모두 같은 사람이 경험한 시간이지만, 그 사람이 관계를 판단할 때 고려했던 조건은 서로 달랐을 수 있다.
그렇다면 이별한 이후에도 판단이 바뀔 가능성이 있을까?
이별 후에도 상대방의 판단이 바뀔 가능성은 있다고 본다. 다만 이별의 원인이 해결될 수 있는지에 따라 가능성은 크게 달라진다. 다만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재회 가능성이 높다는 뜻은 아니며, 이별의 원인이 해결될 수 있는지에 따라 달라진다. 상대방이 어떤 경험을 하게 될지, 그 경험을 어떻게 해석할지, 실제로 재회를 선택할지는 우리가 확정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
따라서 재회를 고민한다면 상대방의 마음을 억지로 바꾸는 방법부터 찾기보다, 두 사람이 왜 헤어졌는지부터 정확하게 살펴보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다음 세 가지 질문에 답해 보는 것이 좋다.
- 상대방은 관계에서 무엇을 부담스럽게 느꼈는가? 내가 의도했던 행동과 상대방이 실제로 받아들인 방식은 같았는가?
- 이별의 원인이 해결될 수 있는 문제인가? 단순한 오해였는지, 반복되는 행동의 문제였는지, 아니면 서로의 가치관이나 관계에 대한 기대가 근본적으로 달랐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 실제로 달라질 수 있는 부분은 무엇인가? 상대방이 돌아오기를 기다리는 것과 내가 관계에서 반복했던 행동을 이해하고 바꾸는 것은 다른 일이다.
이러한 질문을 통해 이전 관계에서 발생했던 문제를 구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면, 재회 여부와 관계없이 앞으로의 선택을 조금 더 주도적으로 할 수 있을 것이다.
6. 재회를 원한다면 어떻게 행동해야 할까?
재회를 원한다면 상대방이 나를 다시 그리워하도록 만드는 방법보다, 지금 연락하는 것이 적절한 상황인지와 다시 관계를 시작할 만한 조건이 있는지를 먼저 확인해야 한다.
우선 상대방이 이별 의사를 분명하게 밝혔는지, 연락하지 말아 달라고 요청했는지, 현재 두 사람 사이에 대화할 여지가 있는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상대방이 연락을 원하지 않는다고 명확하게 표현했다면 재회를 위해서라도 그 의사를 존중해야 한다.
반대로 연락을 금지하거나 거부한 상황이 아니고, 감정이 어느 정도 정리된 상태에서 대화를 나눌 여지가 있다면 자신의 의사를 부담스럽지 않게 전달하는 방법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이전 관계를 돌아본 뒤 대화를 제안하고 싶다면 다음과 같이 표현할 수 있다.
- “시간이 지나면서 우리 관계를 조금 더 차분하게 돌아보게 됐어. 그때는 서로 힘들었던 부분이 많았지만, 나도 내가 어떤 부분에서 문제를 만들었는지 생각해 봤어. 네가 괜찮다면 언젠가 서로의 생각을 편하게 이야기해 보고 싶어. 부담스럽다면 답하지 않아도 괜찮아.”
이 문장의 목적은 상대방의 마음을 흔들거나 답장을 유도하는 것이 아니다. 자신의 생각을 전달하되 상대방이 선택할 수 있는 여지를 남기는 것이다.
그리고 연락을 보냈다면 그 이후의 반응도 중요하다.
- 상대방이 대화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면 서로의 생각과 관계에 대한 기대를 차분하게 확인할 수 있다.
- 답변이 모호하거나 반응이 일관되지 않다면 그 자체만으로 재회 의사가 있다고 판단하지 않는 것이 좋다.
- 답변이 없거나 거절 의사를 밝힌다면 반복적으로 연락하면서 마음을 바꾸려 하기보다 상대방의 선택을 존중해야 한다.
특히 차단을 우회하거나 다른 계정을 이용해 연락하는 행동, 지인을 통해 반복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행동, 상대방의 일상을 감시하는 행동은 피해야 한다. 상대방이 명확하게 거절했다면 추가적인 설득을 중단하는 것이 필요하다.
재회는 한 사람이 상대방을 설득해 성사시키는 것이 아니라, 두 사람 모두 관계를 다시 시작할 의사가 있을 때 가능한 선택이기 때문이다.
7. 재회의 정답은 무엇일까?
연애에서 가장 좋은 선택은 서로 함께 있을 때 관계를 잘 만들어 가는 것일 것이다. 상대방이 어떤 사람인지 이해하고, 내가 원하는 사랑의 방식만을 기준으로 상대방을 평가하기보다 서로가 편안함을 느끼는 방식을 찾아가는 과정이 필요하다.
그렇지만 이미 이별한 상황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지금은 상대방이 더 이상 연애를 지속하고 싶지 않다고 판단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제 무엇을 해야 할까?
재회를 원한다면 먼저 이별 이유를 정리하고, 내가 원하는 것이 그 사람과의 관계인지 확인해야 한다고 본다. 상대가 연락을 거절했다면 재회 시도보다 의사 존중이 우선이다. 이 구분이 되어야 연락 여부와 상관없이 이전 갈등을 어떻게 바꿀지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정말로 이 사람과 다시 관계를 만들어 가고 싶은 것일까? 아니면 나를 떠난 사람이 다시 나를 선택해 주는 경험을 통해 내가 사랑받을 만한 사람이라는 사실을 확인하고 싶은 것일까?
두 가지 마음이 동시에 존재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지 못한다면 상대방의 연락 여부나 반응에 따라서 자신의 가치까지 판단하게 될 수 있다.
또한 상대방이 다시 연락해 온다고 하더라도 이전에 반복되었던 갈등이 해결되지 않았다면 재회 이후에도 같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단순히 상대방이 나를 다시 그리워하도록 만드는 것에 집중하기보다, 실제로 두 사람이 다시 만났을 때 이전과 다른 관계를 만들어 갈 수 있는지를 함께 고민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내가 바꿀 수 있는 부분과 상대방이 스스로 선택해야 하는 부분을 구분하는 것도 중요하다. 내가 더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할 수는 있지만, 상대방이 나를 다시 사랑하도록 강제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결국 재회라는 것은 상대방의 마음을 조종하는 기술이라기보다, 이미 끝난 관계를 다시 평가할 만한 이유가 있는지 서로 확인해 가는 과정에 가깝다.
물론 애착유형을 이해하고 상대방의 행동을 해석하는 과정도 필요하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관계가 달라지지는 않는다. 더 중요한 것은 우리가 어떤 관계를 경험했으며, 그 관계에서 무엇이 잘되었고 무엇이 잘되지 않았는지를 정확하게 이해하는 것이다.
회피 성향이 있는 사람도 이별 후 그리움이나 후회를 경험할 수 있다. 그러나 후폭풍이 반드시 재회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며, 재회를 위해서는 상대방의 마음뿐만 아니라 관계에서 반복되었던 문제까지 함께 살펴봐야 한다.
상대방이 돌아올지에 대한 답을 찾는 것만큼이나 중요한 질문은, 상대방이 돌아왔을 때 우리는 이전과 다른 연애를 할 수 있는가에 대한 질문일 것이다.
재회를 위해 먼저 할일 3가지
- 첫째, 상대방이 이별을 선택한 이유부터 구체적으로 정리하기
- 둘째, 같은 갈등이 반복되지 않도록 실제 행동을 하나씩 정리하기
- 셋째, 상대방의 반응을 예측하기보다 연락할 수 있는 상황인지부터 판단하기
참고 문헌
- 참고 연구: "Relationship Churning in Emerging Adulthood: On/Off Relationships and Sex with an Ex (2013)" (https://pmc.ncbi.nlm.nih.gov/articles/PMC3924753/)
- 참고 연구: "On-again/off-again Dating Relationships: How Are They Different from Other Dating Relationships? (2009)" (https://doi.org/10.1111/j.1475-6811.2009.01208.x)
- 참고 연구: "The Impact of Premarital Cycling on Early Marriage (2014)" (https://doi.org/10.1111/fare.12082)
- 참고 연구: "An Item Response Theory Analysis of Self-Report Measures of Adult Attachment (2000)" (https://pubmed.ncbi.nlm.nih.gov/10707340/)
- 참고 연구: "Marshall et al. (2013), PLOS ONE" (https://journals.plos.org/plosone/article?id=10.1371/journal.pone.0075161)
